한국 사회, 혐오가 짙어지나??

혐오는 특정 대상을 피하려 하거나 싫어하는 감정이다. 사회적으로는 특정 인종, 성 별, 지역, 종교, 성적 지향 등 특징 집단에 대해 증오심을 품고 이를 표현하는 것이다. 말이나 글을 통해 증오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혐오 표현(Hate Speech)'이라 하고, 폭력 행위 등으로 나타날 때는 '혐오 범죄(Hate Crime)'라 지칭한다. 사회 혐오 는억울한 피해자를 낳고 구성원 간 긴장감을 조성하고 갈등을 불러오기에 불안감 을 확산시키고 에너지를 떨어뜨려 사회 발전을 해치는 요인이 된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국제화·현대화 다원화 과정을 거쳐왔는데 그 과정에서 혐오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자유로운 의견 표현의 공간이 넓어진 것도 이를 더욱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은 사회적 혐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무엇이 가장 심각하다고 느끼는가?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을까?

혐오 표현이란 무엇인가?

한국인이 생각하는 혐오 표현의 기준은 무엇일까? 조사 결과 응답자 28.7%는 상대가 기분 나빠하는 표현이면 무엇이든 '혐오 표현'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혐오의 기준을 상대의 감정에 두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어 공개 장소에서 갈등을 선동하는 발언(20.9%), 인권 침해 발언(19.2%), 차별적 발언(14.4%) 등이 우리 사회의 혐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봤다.

누가 혐오를 부추기는가?

한국인은 혐오 현상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로 정치권을 꼽는다. 혐오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 정치권(27.2%)을 택했다. 고인 모독, 도촬 등 숱한 물의를 일으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 일베, 워마드 등 극단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23.5%), 가짜 뉴스 논란이 불거진 언론(21%), 유튜브(15.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정치권을 '혐오 생산지로 지목하는 경향은 응답자의 나이가 많고 사회적 약자 에 해당할수록 짙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19~29세 응답자(18.8%)를 제외할 경우 정치권을 택한 응답자의 비율은 30대 11.6%, 40대 22.5%, 50대 33.2%, 60세 이상 41.4% 등 나이가 많을수록 높아졌다. 직업별로는 사무관리직(17.1%) 보다 상대적 취약 계층인 생산기술직(34.3%), 자영업자(30.5%), 주부(34%) 등에서 2배가량 수치가 높았다.

혐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혐오 현상은 앞으로 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과 언 론 등이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세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소수자 약자에 대한 차별로 나타난다.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차별하면서 위안을 삼으려는 게 혐오의 대체적인 양상"이라며 “조사 결과를 보면 혐오가 현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90%에 가깝게 나타났다. 우리 사회가 혐오에 불안함을 느끼면서도 혐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남녀 갈등이나 세대 간 증오 등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고 유 대표는 “혐오를 일반적인 규제로 접근하면 일시적인 효과와 부작용만 나타날 뿐이다. 혐오의 근원은 불평등에 있다”며 “다수의 삶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혐오가 늘어나는 것이다. 사회 전체가 살기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쉽게 해결되지 않을 문제”라고 풀이했다. 그는 그러면서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미래 세대에게 갈등 해소와 관련 된 교육을 강화하는 등 다각도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특히 정치권이나 언론 등 사회적 공론화를 맡은 책임 있는 집단들이 먼저 자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018년 12월 19일 휴대전화 100% RDD(무작위 추출) 방식 으로 진행됐고,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4명의 응답을 분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8%p다. 조사는 <세계일보>와 공공의창'이 함께 설계했으며 수행은 여론 조사기관 세종리서치가 맡았다. 응답자 성별을 보면 남성이 700명(69%), 여성이 314명(31%)이었고, 연령별로 19~29세는 115명(11.3%), 30대 는 124명(12.2%), 40대는 171명(16.9%), 50대는 320명(31.6%), 60세 이상은 284명(28%)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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